[제339호] MSCI 선진 지수로 알아보는 한국 자본시장의 문제점
권순형(서울대학교 경제학부)
MSCI(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는 세계 최대의 주가지수 산출업체로, 전세계의 수많은 투자자들이 MSCI에서 만든 주가지수를 참고합니다. MSCI 지수 추종 펀드의 운용액은 2023년 5월 말 기준으로 15조 달러(한화 2경 700조 원)에 이르기 때문에 MSCI 지수는 전세계 금융 시장에서 매우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MSCI의 세부 지수 중 대표적인 것이 경제 및 시장 발전 단계에 따라 구분한 선진 시장, 신흥 시장, 프런티어 시장으로 구분된 지수입니다. 우리나라는 1992년 신흥 시장으로 분류되었으며 지속적으로 선진 시장으로 승격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MSCI 신흥 지수에서 선진 지수로 승격되면 ① 자본 유입이 증가하며 ② 금융 시장의 신뢰도가 향상되고 ③ 금융 비용이 절감되며 ④ 국가 이미지가 향상되고 ⑤ 주식 시장의 유동성이 증가하는 긍정적인 경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와 발전 단계를 고려했을 때 우리나라는 선진 지수에 편입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그러나 MSCI는 몇 가지 사항이 미흡하다며 수년째 우리나라를 신흥 시장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MSCI가 지적한, 선진적이지 못한 한국 자본시장의 문제점이 무엇일까요?
첫째, 금융상품 개발을 위한 거래소 데이터 사용에 제한이 있습니다. 즉, MSCI 등에서 지수 관련 상품 등을 만들고자 할 때 거래소의 주식 시장 데이터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없습니다.
둘째, 청산 및 결제에 제한이 있습니다. 은행이나 금융기관이 고객의 계좌 잔고가 부족한 경우에도 결제가 가능하도록 일정 한도 내에서 자금을 대출해주는 당좌대월 서비스가 증권 결제 목적으로는 제공되지 않습니다.
셋째, 외환 시장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집니다. 현재 원화 외환시장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만 운영됩니다. 이에 대한 개선 조치로 정부는 올해 7월 1일부터 원화 외환시장 운영시간을 익일 새벽 2시까지로 연장할 예정입니다.
넷째, 정보의 흐름에 제한이 있습니다. 일부 기업만 영문 공시 자료를 제공하고, 배당금액이 배당락일 이후에 결정되는 깜깜이 배당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정부는 영문 공시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배당금액이 배당락일 이전에 결정되도록 하는 개선안을 발표했으며, 이를 올해 처음으로 적용할 예정입니다.
다섯째, 공매도가 불가능합니다. 2023년 11월, 한국의 모든 상장 증권에 대한 공매도가 금지되었습니다. 정부는 공매도 시스템을 개선하여 내년 3월 31일부터 전면 재개할 예정입니다.
여섯째, 투자자 등록 및 계좌 개설에 제한이 있습니다. 이에 대한 개선 조치로 정부는 2024년부터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를 폐지하고 대신 LEI(법인식별기호)를 도입했지만, MSCI는 LEI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충분히 개선하는지 검증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일곱째, 증권 이동성에 제한이 있습니다. 현물 및 장외 거래가 매우 제한적이고 승인 절차로 인해 실질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이에 대한 개선 조치로 정부는 외국인 장외거래 규제를 완화했으며, MSCI는 이 조치가 충분히 효과적인지 검증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MSCI에 따르면 7가지 사항에서 선진 지수에 미흡합니다. 이에 정부는 한국 자본시장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지속적으로 개선 조치를 내놓고 있으며, 현재 7가지 사항 중 5가지 사항에 대해서는 개선안을 시행 중이거나 시행할 예정입니다.
아직 미흡한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도 개선이 이루어져서 한국 자본시장이 선진국의 위상에 걸맞은 수준으로 끌어올려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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