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2호] 집값을 잡기 위해 공원을 내어줄 것인가
 
권순형(서울대학교 경제학부)
 
 
용산공원에 임대주택을 짓는 방안이 갑자기 우리 사회의 뜨거운 논쟁으로 떠올랐습니다. 정부와 여당이 나날이 치솟는 서울의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주택 공급을 하겠다며 용산공원을 활용하는 방안을 공개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정부의 문제의식 자체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서울에서 청년과 신혼부부가 감당해야 할 주거비 부담은 여전히 크고, 도심에서 직주근접이 가능한 공공주택을 공급할 필요도 분명합니다. 특히, 정부와 여당에서는 서울의 1인 가구가 전체의 약 40%, 1·2인 가구를 합치면 약 67%에 이른다는 점을 들어 기존 재개발·재건축 중심의 공급만으로는 청년·소형 가구의 수요에 충분히 대응하기 어렵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용산공원은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대상입니다. 용산공원은 단순한 유휴 국유지가 아니라 미군기지 반환 이후 장기간에 걸쳐 국민에게 공원으로 돌려주기로 한 공간이며, 현재의 법과 정책도 그 기본 방향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 정부도 대통령 선거 당시에는 공약으로 용산공원을 시민들에게 돌려주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용산공원 개발이 주거난 해소에 도움이 될지도 불분명합니다. 용산공원 부지는 반환 이후에도 환경 조사와 오염 정화, 개발 계획 수립 등의 절차가 필요합니다. 실제 착공과 입주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지적이 이미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용산공원에 임대주택을 짓는 것이 청년 주거 문제에 대한 좋은 해답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정말 청년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부터 따져야 합니다. 청년들은 무작정 비싼 서울 도심에서 공급되는, 임차 계약이 끝나면 나가야 하는 임대주택에 살고 싶은 것이 아닙니다. 열심히 산다면 괜찮은 나의 집을 온전히 가질 수 있을 거라는 미래와 희망을 원합니다.

한 번 아파트를 지으면 다시 공원으로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주택 공급 방법은 재개발 및 재건축 등 다른 대안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택의 기준은 ‘집이 부족하니 땅이 있는 곳에 짓자’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특히 미래 세대에게 한 번 돌려주기로 약속한 공간이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용산공원 논쟁에서 정부가 보여줘야 할 것은 ‘얼마나 많이 지을 수 있는가’가 아니라 ‘왜 꼭 이곳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설득력 있는 답입니다. 그리고 그 답이 충분하지 않다면, 서울에는 아직 검토해야 할 다른 공급 수단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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