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1호] 정치가 해제한 시장의 브레이크, 폭락이라는 청구서
권순형(서울대학교 경제학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8월이지만, 주식 시장의 투자자들이 느끼는 체감 온도는 그 어느 때보다 차갑습니다. 최근 코스피가 급락한 것을 두고 언론은 반도체 업황의 피크아웃 우려와 단일 레버리지 상품의 과도한 변동성을 지적하지만, 실상은 더 심각한 문제가 숨어 있습니다. 바로 지난 6월 지선을 앞두고 자행된 '연기금 리밸런싱 유예'라는 정치적 시장 개입의 후폭풍입니다.
투자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데 있어 리밸런싱(Rebalancing, 자산 재조정)은 가장 기초적이고 핵심적인 리스크 관리 수단입니다. 정해진 비율에 따라 오른 자산을 팔고 내린 자산을 사들이는 기계적인 원칙은, 과열된 자산의 수익을 확정하고 저평가된 자산은 매입하여 장기적으로 수익률을 제고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특히, 1700조 원이라는 막대한 규모의 국민 노후 자금을 굴리는 연기금에 이러한 장기적인 규율은 어떠한 외풍에도 흔들려선 안 될 절대적인 규율입니다.
투자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데 있어 리밸런싱(Rebalancing, 자산 재조정)은 가장 기초적이고 핵심적인 리스크 관리 수단입니다. 정해진 비율에 따라 오른 자산을 팔고 내린 자산을 사들이는 기계적인 원칙은, 과열된 자산의 수익을 확정하고 저평가된 자산은 매입하여 장기적으로 수익률을 제고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특히, 1700조 원이라는 막대한 규모의 국민 노후 자금을 굴리는 연기금에 이러한 장기적인 규율은 어떠한 외풍에도 흔들려선 안 될 절대적인 규율입니다.
그러나 지난 6월 3일 지방선거 직전, 표심을 의식한 정치권은 연기금이 리밸런싱을 유예하도록 압박했고 연기금의 기계적 주식 매도는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당연히 작동했어야 할 시장의 브레이크를 정치가 임의로 해제하자 코스피는 6월에 9000을 넘기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시장의 원칙은 정직하고 냉혹합니다. 선거라는 정치적 이벤트가 끝나고 인위적인 지지선이 사라지자 매도 압력이 되살아났습니다. 펀더멘털과 괴리되었던 투기적인 매수는 시장의 불안 심리와 맞물려 투기적인 매도로 돌변했습니다. 그 결과, 주가지수는 고작 한 달 만에 9000대에서 6000대로 30% 가까이 훨씬 더 가파르고 폭력적으로 폭락했습니다.
코스피의 기록적인 상승 덕에 국민연금 고갈이라는 우려가 해결되었다는 자화자찬이 나온지 한 달 만에 국민연금의 평가액 200조 원이 증발했습니다.
시장의 원칙은 정직하고 냉혹합니다. 선거라는 정치적 이벤트가 끝나고 인위적인 지지선이 사라지자 매도 압력이 되살아났습니다. 펀더멘털과 괴리되었던 투기적인 매수는 시장의 불안 심리와 맞물려 투기적인 매도로 돌변했습니다. 그 결과, 주가지수는 고작 한 달 만에 9000대에서 6000대로 30% 가까이 훨씬 더 가파르고 폭력적으로 폭락했습니다.
코스피의 기록적인 상승 덕에 국민연금 고갈이라는 우려가 해결되었다는 자화자찬이 나온지 한 달 만에 국민연금의 평가액 200조 원이 증발했습니다.

코스피의 기록적인 상승 덕에 국민연금 고갈이라는 우려가 해결되었다는 자화자찬이 나온지 한 달 만에 국민연금의 평가액 200조 원이 증발했습니다. 국민연금은 리밸런싱이 유예되어 코스피 고점에서 한 푼도 챙기지 못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리밸런싱의 원칙을 지키며 5~7월에 120조 원어치의 주식을 내다 팔아 차익을 실현했습니다. 이 120조 원어치의 주식을 우리나라 개인 투자자들이 받아내어 모두 막대한 손실로 남기까지 했습니다.
연기금이 코스피가 과열되었을 때 팔지 못했으니, 지금처럼 코스피가 저평가인 상태임에도 매수할 여력이 없습니다. 결국 연기금 리밸런싱 유예는 국민연금의 수익성을 해친 것은 물론, 주가지수가 오를 땐 더 오르게 하고 내릴 땐 더 내리게 하는 변동성 증폭의 원인도 된 것입니다.
연기금이 코스피가 과열되었을 때 팔지 못했으니, 지금처럼 코스피가 저평가인 상태임에도 매수할 여력이 없습니다. 결국 연기금 리밸런싱 유예는 국민연금의 수익성을 해친 것은 물론, 주가지수가 오를 땐 더 오르게 하고 내릴 땐 더 내리게 하는 변동성 증폭의 원인도 된 것입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 전체가 혁신과 생산성 향상을 촉진하는 투자의 장이 아니라 투기판이 되어버린 것은 덤입니다.
'연기금 리밸런싱 유예'가 초래한 비용은 얼마일까요? 수익화하지 못하고 신기루처럼 사라져 버린 국민연금 평가액 200조 원의 일부, 고점에서 외국인 120조 원 순매도를 그대로 받아낸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 외국인의 120조 원 차익실현으로 발생한 달러 수요로 가중된 외환시장 교란, 주식시장 변동성으로 초래된 자본 조달 시장의 위축, 반대매매와 레버리지 청산으로 사라진 개인 투자자들의 꿈과 희망 등. 못해도 수십조 원은 되지 않을까요? 지난 6월 선거는 참으로 비싼 선거였던 것 같습니다.
'연기금 리밸런싱 유예'가 초래한 비용은 얼마일까요? 수익화하지 못하고 신기루처럼 사라져 버린 국민연금 평가액 200조 원의 일부, 고점에서 외국인 120조 원 순매도를 그대로 받아낸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 외국인의 120조 원 차익실현으로 발생한 달러 수요로 가중된 외환시장 교란, 주식시장 변동성으로 초래된 자본 조달 시장의 위축, 반대매매와 레버리지 청산으로 사라진 개인 투자자들의 꿈과 희망 등. 못해도 수십조 원은 되지 않을까요? 지난 6월 선거는 참으로 비싼 선거였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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