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와 포용, 열린 마음, 자존감의 모델인 넬슨 만델라의 자서전 '나 자신과의 대화' / 이미지=네이버]

얼마 전 한 교정시설에서 ‘자존감 높이기와 감사쓰기’ 강의를 했다. 수강생은 여성 수용자들이었다.

“자존감(自尊感)과 자존심(自尊心)은 어떻게 다를까요?”

둘 다 자신을 존중하는 마음이라는 점에서는 같다. 그러나 자존감은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비교하는 자기 자신과의 관계이고, 자존심은 타인과 비교하는 데서 비롯된다. 자존심은 다른 사람과 비교를 하다 보니 상처를 받는 경우가 있다. 높은 자존감과 적절한 자존심이 중요한 이유다.

자존감을 설명할 때 자주 소개하는 인물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넬슨 만델라 대통령이다. 만델라는 흑인 인권운동을 하다가 정치범으로 수감되어 27년 동안 억울하게 옥살이를 했다. 차가운 독방에서 그는 어떻게 견뎌냈을까.
그는 매일 윌리엄 헨리 어니스트의 시 ‘인빅터스(Invictus)’를 암송하며 스스로를 다잡았다. 특히 마지막 구절인 “나는 내 운명의 주인이며 내 영혼의 선장이다”는 그의 강인한 자존감을 상징한다. 그는 정신뿐 아니라 몸도 철저히 관리했다. 매일 제자리뛰기와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등을 하며 자신을 단련했다.

3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자유를 빼앗겼으니 백인에 대한 원망과 분노가 얼마나 컸겠는가. 하지만 그는 증오 대신 화해를 선택했다. 대통령이 된 후 ‘진실과화해위원회’를 설치해 과거를 직시하면서도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길을 열었다. 이러한 리더십은 그가 받은 노벨평화상을 더욱 빛나게 해주었다.

만델라가 자존감의 훌륭한 모델이라고 강조하면서 함께 이렇게 외쳤다.
“나는 우주와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존재이다.”
왜 그런가. 내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나에게 우주도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존감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감사’이다. 감사는 자존감을 높여주고, 감사쓰기는 자존감을 키우는 가장 효과적인 도구 가운데 하나다.

먼저 일상에서 감사한 일 다섯 가지를 적어보자고 했다. 예상보다 훨씬 많은 감사거리가 쏟아졌다. “이곳 담장 안에도 감사할 일이 참 많네요.” 한 수용자의 고백이다.

이어 자신의 강점이나 장점을 다섯 가지씩 적도록 했다. 사람들은 자신의 단점은 쉽게 말하지만 장점을 적으라고 하면 의외로 망설인다. 그러나 잠시 후 모두가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며 글을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자신을 지켜준 강점에 대한 감사의 문장을 적어가는 동안 얼굴에는 자신감이 번져갔다.

다음 시간에는 가장 소중한 사람에게 보내는 ‘100감사쓰기’를 진행했다. 어머니, 아버지, 남편, 아들, 딸, 형제자매 등 사랑하는 가족들이 감사의 주인공이 되었다. 글을 쓴 뒤에는 내용을 함께 나누었다. 
이성미 감사나눔연구원 사무총장이 진행을 맡았다.

세 아들의 어머니는 막내아들에게 쓴 감사를 발표하려다 첫 문장부터 눈물을 쏟았다.
“엄마의 아들로 와 주어서 감사합니다.”
그 한마디에 그동안의 사랑과 고마움이 모두 녹아 내렸다.

여동생에게 감사편지를 쓴 수용자는 단상에 올라와 말했다.
“울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눈물부터 납니다.” 얼마나 사랑스러운 동생이었으면 그럴까.

“소중한 나의 동생으로 태어나주어서 감사합니다. 예쁘게 자라주어서 감사합니다. 언니 말을 잘 따라주어서 감사합니다. 바쁜데도 접견을 계속 와 주어서 감사합니다. 필요한 약을 보내 주어서 감사합니다. 그리운 가족 사진을 보내 주어서 감사합니다. 매일 편지로 소식을 알려 주어서 감사합니다. 나를 위해 날마다 기도해 주어서 감사합니다. 방황하지 않고 건강이 잘 자라주어서 감사합니다. 힘든 상황에서도 대학에서 공부를 마친 자랑스러운 동생이어서 감사합니다. 늘 밝고 긍정적인 성격이어서 감사합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감사를 쓴 딸도 있었다. 사회자가 “아버지께 들려드린다고 생각하며 크게 읽어보세요”라고 말하자 끝내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아버지의 사랑과 격려가 문장마다 배어 있었다.

어머니에게 감사를 쓴 수용자 역시 말을 잇지 못했다. 자신을 낳아주고 키워주고, 결혼 후에도 손주들을 돌보며 묵묵히 희생해 온 어머니의 삶이 감사의 문장 속에 오롯이 담겨 있었다.

아들에게 감사를 쓴 어머니의 글도 인상적이었다. 건강하게 자라준 것, 예의 바르게 성장한 것, 감사쓰기를 함께 실천하는 것까지 모두 감사의 이유가 되었다. 특히 엄마가 감사쓰는 것을 보고 ‘매일 10가지 감사’를 스스로 쓰는 
아들이 대견하다며 흐뭇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감사에는 신기한 힘이 있다. 미워하던 사람도 다시 보게 하고, 잊고 지냈던 사랑을 떠올리게 하며, 스스로를 소중하게 여기게 만든다.

그날 강의실은 눈물바다가 되었다. 슬픔의 눈물이 아니었다. 사랑을 확인하는 눈물이었고, 감사가 마음속 깊은 곳에서 솟아오르는 눈물이었다.

높은 담장 안에서 피어난 감사의 꽃은 예상보다 훨씬 향기로웠다. 그 향기는 강의실을 넘어 사람들의 마음속으로 번져갔다. 자존감의 향기, 사랑의 향기, 희망의 향기 그리고 감사의 향기가 무더운 여름날을 시원하게 적셔주었다. (출처: 감사나눔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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