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선진화포럼 지암선진화아카데미(2017.02.03.)]

하위고소득국 함정과 지암의 혜안

한국 경제는 지금 하위고소득국 함정(Lower-high income country trap)에 빠져 있다. 세계은행 통계에 의하면 1인당 소득 4만 달러 이상을 기록한 상위고소득 선진국들의 발전경로를 보면 1인당 소득 3만 달러에서 평균 3~4년 만에 4만 달러 고지를 통과하였다(영국, 프랑스, 독일, 싱가포르 등 미국은 7년 소요). 그러나 한국은 2014년 1인당 소득 3만 달러 대를 통과 후 11년째 1인당 소득 3만 달러 대에 고착되어 있다.

2024년 한국의 1인당 소득은 36,624달러를 기록했다. 앞으로 수년 내 4만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한국은행은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 경제 불확실성과 우리 경제의 서비스 부문의 저생산성을 고려 한다면 그것도 불확실하다. 자칫하면 더 오랫동안 하위고소득국 함정에서 주저앉을는지 모른다.

이와 같이, 절박한 절체절명의 순간에 지암 남덕우가 생존하여 있다면 어떠한 처방을 내릴까? 지암은 재무부 장관, 경제기획원 장관, 부총리, 국무총리, 그리고 무역협회 회장 등을 두루 거치고 공직을 떠난 후 한국선진화포럼 이사장으로 차세대 시장경제 파수꾼 양성에도 몰두하였다. 그동안 지암은 시종일관 시장주의, 효율과 경쟁, 세계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향한 개혁 등 우리 경제의 명실상부한 선진화를 추구하였다.

우리 경제가 지금 하위고소득국 함정에 처한 위기를 보면서, 지암은 한국의 기술 선도 업종에서 초격차 기술우위를 보유하고, 사회경제적 약자에 대한 포용적 성장(Inclusive growth)과 선순환 관계를 맺는 정책 주문을 할 것으로 확신한다. 지암은 지금 이념적으로 명확히 갈라진 보수와 진보의 정치권에서 횡행하는 분배지향 인기영합주의를 경고하고 국가의 중장기 국가경쟁력 배양과 포용적 성장(Inclusive growth)과의 균형을 강조할 것이다.


하강일로의 잠재성장률과 사회적 갈등 심화

흔히 우리는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을 이야기한다. 한국도 비슷한 경로를 밟을 조짐을 보인다. 최근 한국은행의 추계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급격한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00년대 초반 5% 내외에서, 2010년대 3% 초중반, 2016~2020년 2% 중반, 그리고 2024~2026년에는 2% 수준으로 하락했다.

하락 추이는 지속되어 향후 20년 뒤 2045~2049년에는 0.6% 대로 추락할 전망이다. 잠재성장률은 한 나라 경제가 자원(노동, 자본 등)을 최대한 활용했을 때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을 의미하며 경기 순환적 요소를 배제하고 있어서 한나라 경제의 구조적 특질을 잘 나타내고 있다.

현재 한국은 OECD 국가들 가운데서 가장 낮은 출생률을 기록하고, 초 고령화사회 진입으로 노동스톡 증가율은 하강일로로 치달아, 20년 뒤 드디어 노동스톡의 성장기여도는 -0.4 %로 역기능을 할 전망이다. 자본스톡 역시 친기업 투자유인 정책이 없으면 성장세에 기여하기가 어렵다.

국내기업들은 국내 고임금과 강성노조, 고지가를 피하여 해외투자를 더욱 선호하고 있다. 총요소생산성(Total factor productivity)은 기본적으로 한나라가 지니고 있는 R&D능력, 교육환경, 준법정신, 노사관계, 기업가 및 근로정신에 의하여 결정된다. 지금 한국은 미국과 중국에 비교하여 21세기 AI 등 기술사회에 맞은 인력공급에서 크게 뒤지고 있다. 한국의 잠재성장률 3대 지표에서 모두 경고등이 켜진 셈이다.

한국은 기적의 압축성장 기간을 지난 이후 도처에 사회적 갈등이 표출되는 성장통을 앓고 있다. 사회적으로 금수저와 흙수저의 신분 계층화는 깊어지고 있다. 교육, 의료, 금융의 수도권 집중은 계속 가열화되어 수도권의 비대와 지방경제의 쇠퇴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따라서 이 모두를 아우르는 포용적 성장을 추구해야 하는 당위적 과제를 안고 있다. 가계부채는 GDP 대비 100%에 이르고, 우리나라의 국가부채 비율 또한 GDP 대비 2024년 54.5%를 기록했다. 비기축통화국인 한국은 이제 국가부채 증가 속도를 관리하지 못하면 대외 신뢰도 하락의 리스크도 안고 있다. 따라서 방만 재정 운영에 대한 경고등 또한 켜지고 있는 셈이다.

지금 한국의 역대 정부는 분배지향인가, 경쟁력 강화 지향인가에 따라 이념적 스펙트럼이 분명하게 갈라져 있다. 분배지향 정권은 친노동정책에 초점을 두어 노동생산성을 상회하는 최저임금도 급격하게 인상시키고 노동시장의 유연성은 더욱 경직시키며, 저소득층에 대한 복지 이전지출은 확대하고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에 이어 주 4.5일제 근무가 논의 되고 있다. 경제력 집중을 막고 투명경영을 명분으로 상법개정을 통하여 재벌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강력히 추구하고 있다. 분배지향 정권에서 소득분배 개선의 명분 아래 소득주도 성장 등 대중적 인기영합주의 정책은 관성을 가지고 진행되었고 그 잔재는 도처에 남아있다.



[ⓒ 한국선진화포럼 제92차 국가정책 토론회(2015.02.26.)]

미국 제일주의와 中國夢 격돌

대외적으로 우리 경제는 미국 제일주의를 표방하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 통상정책에 의하여 지금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다. 미국의 일방적 고관세 정책은 자동차, 철강, 반도체 등 한국 주력상품의 대미수출에 먹구름을 안기고 있다. 이에 못지않게 또 하나의 심각한 도전은 중국의 2049년 중국몽(中國夢)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적 패권국을 향한 미중 격돌은 세계 경제를 분절화시키고 자유 질서를 흔들어 초불확실성 시대로 몰아가고 있다.

금융과 IT 기업 위주의 서비스산업 주도의 미국에 비교하여 중국은 제조업에서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고 있다. 모양과 가격이 좋아 무심결에 필자가 매입한 일용품의 레이블을 보면 대부분 중국산(Made in China)이다. 14억 인구의 중국은 그 여세를 몰아 이제 AI와 Big Tech 분야 도약에 국가 동원령을 내리고 있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 기술 굴기 정책과 고급 두뇌 인해전술로 한국의 프리미엄 수출 상품을 국제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다. 품질은 말할 것도 없고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휴대전화, TV, 냉장고 등 가전제품, 전기자동차에서 그렇다. 이제 AI, 반도체, 자율주행차, 원자력발전, 조선, 철강 등에서 중국은 우리를 앞질렀거나 우리를 바짝 뒤쫓고 있다.

중국의 무서운 도전은 국가 주도 과학기술 굴기를 통한 고급 두뇌 인해전술에 있다. 지난 5년여 동안 AI 최상위 콘퍼런스 논문은 중국이 4,000편 이상을 발표하여 미국을 앞질렀다. 한국은 고작 200~300편이었다. 중국은 이제 AI와 Big Tech 양성을 위하여 국가의 총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중국은 매년 30,000명 이상의 AI 학부 졸업생을 배출할 때 한국은 1,500~2,000명 정도에 불과하다. 중국의 AI 고급 두뇌가 양적·질적으로 한국을 완전히 압도하고 있다. 이미 중국은 철저한 산학연계를 구축했다.

반도체와 AI 선두권을 둘러싼 국제적 경쟁은 치열하다. 여기에 살아남으려면 초대형 투자를 그것도 기업이 적기에 해야 한다. 한국의 대기업이 과감한 대형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친 투자 정책으로 기업인을 정부가 독려해야 한다. 반기업 마인드 세트로는 중국의 기술 대국주의에 우리는 머지않아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다.


초격차 기술 창조와 흙수저 인간 자본화

지암의 세계관은 한국의 미래를 국제적 지형 변화에 맞추어 선각자적 대응에서 찾을 수 있다. 필자도 여러 차례 참여하였던 한국의 동북아 물류 허브화와 이를 위한 지암의 동북아개발은행(東北亞開發銀行) 창설 제안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침체기에 접어든 우리 경제의 활력을 불어넣고, 수출 상품의 대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하여 산지에서 무역항까지 이동하는 국내 물류비용을 떨어뜨려야 한다는 점에 착안, 효율적 물류 네트워크 건설을 주장하였다.

뜻이 맞는 나라끼리 기술 융복합을 위하여 양질의 외국인직접투자 유치를 지암은 제안할 것이다. 필자가 참여한 선진화포럼 조찬 세미나에서 외국투자기업 패널 CEO들의 투자 환경 개선안을 지암은 적극 수용하였다. 바이든과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적 기업들의 수장을 백악관에 초청하여 미국으로 고가 반도체 투자유치에 직접 나섰다.

우리도 반도체 전공정과 후공정에 외투기업을 적극 유치하여 한국 나름의 반도체 스마일 커브를 완성해야 한다(Choong Yong Ahn, South Korea and Foreign Direct Investment: Policy Dynamics and the Aftercare Ombudsman, Routledge 2024 참조). 우리는 추락하는 잠재성장률을 만회하고 총요소생산성을 올리며 R&D와 첨단소재 생산을 위한 외국인직접투자에 총력을 질주해야 한다. 이를 위하여 AI 인재개발, 노동시장 유연성 등 투자환경 개선 등 규제 혁파로 FDI 흡수능력을 배양해야 한다.

지암이 생애를 두고 추진한 선각자적 대외 지향의 세계관은 우리나라가 영구히 지켜가야 할 생존 전략이기도 하다. 미중 기술패권 격돌 속에서 일어나는 지경학적 분절화 (Geoeconomic fragmentation) 속에서 다양한 소자주의 협력 정책을 촘촘히 엮어 가야 한다. 대만의 호국 신사 TSMC처럼 아무도 넘 볼 수 없는 고슴도치형 초격차 기술을 보유해야 한다.

그리고 사회적 약자, 자영업 소상공인들의 디지털화를 촉진하고, 혁신형 벤처창업에 수직형 AI가 스며들도록 정책 설계를 하며 그 기초 위에 포용적 성장의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 대대적 교육혁신을 통하여 흙수저 출신들을 AI 영재로 인간 자본화해야 한다. 지암의 대외 지향과 경쟁우위 정신이 좌우 이념을 초월하여 모든 정부에서 구현되어야 상위고소득 선진국으로 한국이 다시 태어나게 될 것이다.

홈페이지 바로가기X(구 트위터) 바로가기페이스북 바로가기블로그 바로가기유튜브 바로가기
ⓒ kfprogress.org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
  • 페이스북
  • 목록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