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8호] 노동시장 개혁, 선택이 아닌 필수

이경한(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술경영학 석사)





미국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2024 경제자유지수’에서 한국은 184개국 중 14위로 나타났습니다. 2023년 15위에서 한 계단 올랐고, 작년 한국의 세계 GDP 순위가 14위였으니, 겉으로 보면 문제가 없어 보이는 순위이긴 합니다. 하지만 경제자유지수가 왜 14위인지를 보면 문제가 있습니다.

한국의 경제자유지수를 깎아 먹는 가장 큰 항목은 노동시장 부문이었습니다. 노동시장 부문의 점수는 57.2점이었는데 이는 전체 평가 항목 중 가장 낮은 점수였고, 순위로는 87위에 해당했습니다. 미국은 77.7점으로 한국보다 20점이 넘게 높았고, 일본도 68.6점으로 10점 이상 높았습니다.
노동시장 부문 87위는 노동시장 부문이 한국 경제의 약점임을 보여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 경제가 번영하기 위한 열쇠가 노동시장 개혁임을 알려줍니다.

헤리티지재단은 위와 같은 분석 결과가 나온 한국의 노동시장에 대해 “한국의 노동시장은 역동적이지만 규제 경직성이 존재하며, 강성노조가 기업 비용을 증가시키고 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제가 지금 회사에서 인사담당자로 3년 가까이 일하며 보고, 듣고, 느끼고, 경험한 것도 헤리티지재단의 한국 노동시장에 대한 평가와 비슷합니다. 95% 이상의 직원들은 성실하게 일하고 있는데 소수의 직원은 해고가 사실상 불가능함을 알고 근무 시간 중 유튜브 시청, 여행계획 짜기, 취침, 장시간 자리 비움, 지각 등의 행동들을 밥 먹듯이 하고 있습니다. 

다른 회사의 인사담당자들한테 들은 다른 회사의 상황도 저희와 다를 게 없었습니다. 성실하게 일하는 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며, 회사의 분위기를 망치고 형편없는 성과를 내는데도 그대로 둘 수밖에 없습니다. 

해고하려면 수년간 불성실한 근무와 저성과에 대한 상세한 자료를 수집해야 하고, 여러 차례 개선시키기 위한 교육까지 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변호사와 노무사가 있는 대기업에서조차 해고를 거의 못 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일반적인 기업에서 사실상 해고는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해고를 못 하므로 채용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기업들은 채용을 최소화하고, 정규직 채용은 줄이고 비정규직과 파견직 채용을 늘립니다. 노동시장 경직성이 노동생산성을 낮출 뿐만 아니라 일자리의 수를 줄이고, 일자리의 질을 낮추는 것입니다. 노동생산성을 높이고, 더 많은 일자리와 더 질 좋은 일자리를 위해 노동시장 유연화가 꼭 필요합니다.

최근 서울시 최초 직권면직된 공무원이 나왔습니다. 이 공무원은 근무태도가 태만하고, 근무성적이 최하위였으며 다른 직원들을 심하게 괴롭혔다고 합니다. 그래서 참다못한 노조와 직원들이 먼저 제재를 요청했고, 직권면직이라는 결과까지 나오게 됐습니다. 

다른 회사의 노조들이 서울시 노조처럼 오피스 빌런의 해고라도 할 수 있게 사용자에 협조해 준다면 한국의 노동시장의 상황이 지금보다는 훨씬 나아질 것입니다. 많은 노조가 서울시 노조처럼 어떤 게 진정 직원을 위하는 것인지 깨닫고, 노조와 사용자가 회사의 미래를 위해 상생하는 사례가 많아지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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