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덕우 전 국무총리가 제시하는 선진한국의 길
-1차 사회 명사와의 대화남덕우 한국선진화포럼 이사장-
 
일시: 2012 6 28
기록, 정리: 선진화홍보대사 10기 창조팀
강소라, 송민영, 김서영, 김재원
 
2편 세계 경제
 
Q. 유럽과 미국의 경제위기의 원인과 대책이 무엇입니까?
 
A. 먼저 유럽 국가들이 경제위기에 몰리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유럽이 화폐통합(Euroean Monetary Union=EMU)을 결성하여 EU 회원국들의 통화를 Euro라는 새로운 통화로 단일화한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EMU는 경제적으로 강한 독일이나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 등과 같이 경제적으로 취약한 나라들을 정책적으로 차별하지 않았습니다. EMU가 결성됨에 따라 유로존(Euro Zone-17개국)의 나라들은 다 같이 Euro로 표시되는 채무증서(국채)를 발행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것은 신용도가 낮은 그리스나 신용도가 높은 독일의 채권이나 같은 조건으로 통용(通用)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은행의 은행인 유럽중앙은행(European Central Bank=ECB)도 각국의 채무증서의 신용등급을 동급(同級)으로 간주하여 그것을 담보로 대출을 했습니다. (마치 우리나라의 한국은행이 시중은행의 채권을 담보로 융자하는 것과 같음)
 
EMU는 당초에는 모든 나라에게 매력적인 것이었습니다. 유럽은행들은 Euro 표시의 채무증서를 받고 남유럽 국가들의 정부나 민간업자에 대해 안심하고 융자를 했습니다. 남유럽 정부들은 너도 나도 국채를 발행하여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려 사회복지 등을 위한 재정지출 확대에 사용했습니다.
 
적자재정이 유행하고, 유럽 은행들은 그리스 정부에 융자를 하면 그리스 정부가 발행한 채무증서를 ECB에 담보로 제공하고 대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은행들의 자금 융통이 매우 쉬어졌습니다.
 
이렇게 하여 남부 유럽 국가들은 한 때 여신 증가와 통화량 증가로 경기가 좋아졌으나, 반면에 과잉유동성(자금, 통화)으로 인플레가 발생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독일에서는 남부 유럽에 대한 수출이 급증하여 호기를 맞기도 했습니다.
 
남부 유럽 국가들은 정치적 편의로 손쉬운 적자재정을 감행하여 사회복지 지출을 확대하기 위해 국채를 발행하여 세계 증권시장에서 각국 투자가들에게 판매했습니다. 국채가격은 액면 그대로 팔리는 것이 아니라 각국의 신용도에 따라 액면 가격 이하 가격으로 거래되고 국채가격이 하락하면 국채의 이자율은 상승하는 결과가 됩니다.
 
2009년이 되자 일부 금융기관들은 그리스의 재정적자와 국가부채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감지했습니다. 바로 그 해에 그리스 정부가 재정적자와 국가부채가 종전에 발표한 것보다 상당히 많다는 것을 공표하자 국채가격이 폭락하고 제1단계의 유럽 부채위기가 시작된 것입니다.
 
2010년 봄에 그리스의 위기가 표면화하여 그리스가 발행한 채권, 혹은 채무증서 가격은 폭락하고 이자율은 24%까지 급등했고 스페인, 포르투갈, 아일랜드도 비슷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CEB는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과 EMU 회원국들의 차입증서를 담보로 대출을 계속했고, CEB는 국가에 대한 대출은 상환에 염려가 없다고 하여 은행들에게 대손충당금의 적립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참고로 대손충당금이란 고객의 신용 불량으로 은행이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하게 되면 부실채권이 증가하고 은행의 공신력이 떨어지므로 중앙은행은 일반 은행에게 그에 대비하는 대손충당금 적립을 의무화하는 것이 관례입니다.)
 
결국 지난 10년 동안 유럽 은행들의 남부 유럽국가들에 대한 Euro 대출은 독일 정부에 대한 대출처럼 위험성이 없다고 착각하여 여신을 확대한 결과 지금은 2조 달러에 가까운 부실채권을 껴안게 되었습니다.
 
2011 10월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EU, 유럽중앙은행(ECB), IMF가 그리스의 국가부도를 모면하고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 등 남유럽 국가들의 부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모로 해결책을 검토해 왔습니다.
 
기본적 해결책이란 금융위기 국가에 대하여 부채 상환기한을 연기하고 차입금 변제를 지원해 주는 대신, 강도 높은 긴축재정과 세금 인상을 요구하는 것인데 여기에도 문제가 많습니다. 강도 높은 긴축정책을 시행하면 성장률 하락, 세수감소, 적자재정 계속이 불가피하게 되어 결과적으로 경제는 더욱 침체하고 이자지급과 부채의 상환 능력은 더욱 약화할 우려가 있고, 무엇보다도 구민들의 이해와 동의가 없으면 실행이 불가능합니다.
 
마침내 그리스는 정치적 혼란에 휘말려 긴축정책을 반대해고 Euro Zone에서 탈퇴하자는 좌파 정당과 Euro zone에 존속하고 EU, IMF가 제시한 개혁정책을 재협상하자는 우파의 주장이 맞서 정쟁을 계속하다가 2012 6 17(현지시간) 총선을 실시하여 국론을 판가름하기로 하였습니다.
 
총선 결과는 우파의 신민당이 129석을 차지한 반면, 좌파의 사회당은 33석을 차지한 데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신민당의 의석 수는 과반수(151)에 미달하여 사회당이나 군소 정당을 끌어들여 연립정부를 구성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최근 스페인도 1000 Euro의 구제금융을 신청했다는 보도가 있었고 결국 유럽의 금융위기는 앞을 내다보기 힘든 불투명 상태에 있습니다.
 
Q. 유럽의 경제파탄이 우리에게 던지는 교훈을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1) 없는 돈을 쓰려고 하지 말고 국가의 건전 재정 틀을 유지할 것.
2) 포퓰리즘에 빠지지 않기 위해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過猶不及)’는 공자의 교훈을 거울 삼을 것.
3) 과다한 국가채무비율(국가채무/GDP)을 예방하기 위해 불경기 시에는 재정 적자를 낼 수 있으되, 호경기 시에는 반드시 재정 흑자를 내여 장기적 재정 균형을 도모하도록 법제화할 것.
4) 정부의 공공 투자를 소홀히 하면 성장을 제약할 수 있고, 사회복지를 소홀히 하면 성장의 성과가 국민에게 고루 미치지 못하는 결과가 될 수 있으므로 양자의 균형을 도모할 것 등입니다.
 
Q. 우리가 세계적 경제 위기에 대처하는 길이 무엇이겠습니까? 
 
A. 지금의 위기를 잘 넘길 수 있는 방법은 세계적 금융-경제위기에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당면 문제를 착실하게 해결해 나가는 것입니다.
 
1) 청년 실업이 문제인데 이에 대하여는 별도로 설명 했습니다.
2) 양극화의 문제인데 양극화에는 여러 가지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으므로 그것을 일거에 해결하기는 어렵습니다. 우선 국가재정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사회보장제도를 내실화하고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합니다.
3) 중소기업의 부품과 소재 생산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시스템을 확립해야 합니다. 중소기업의 어떠한 기술 문제라도 해결해 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4) 비정규직이라 할지라도 같은 일을 같은 시간에 하면 정규직과 보수가 같아야 합니다. 차별화를 철폐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합니다.
5) 조세구조의 재분배 효과가 미약한 것으로 나타나 있으므로 조세구조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6) 금융당국은 수시로 금융기관의 재무제표를 점검하여 자산-부채의 균형을 도모하고, 신용평가 기법을 개발하여 담보 위주의 금융방식에서 탈피하고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쉽게 하는 동시에 외국인의 단기 증권 투자에 대하여는 별도로 지불 준비금을 적립하여 외국인 투자의 불규칙적 변동에 대비해야 합니다.
7) 노사의 상생 관계를 법적으로 분명히 하고 노사분쟁을 예방해야 합니다.
8) 정치문화의 후진성을 해소하기 위해 국회 내에서의 몸싸움, 폭력을 불법화하고 타협과 다수결의 원칙이 관철되도록 국회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용기 있고 경륜이 있는 국회위원이 나왔으면 합니다.
 
Q. 한미 FTA에는 이른바 ISD 조항이 포함되고 있는데 이것은 주권(사법권) 침해라는 반론이 있습니다. ISD는 무엇이고 그것이 정말 주권 침해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A. 조약 당사국이 분쟁 당사자일 경우 사건의 공정한 해결을 위해 제3자의 판정을 구하고 그를 통해 중립적, 합리적 해결을 도모하는 것을 주권 침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어느 나라든지 국제 조약을 체결할 때에는 필요에 따라 주권을 제약하는 내용을 수용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기에 이러한 경우에는 국회의 동의를 받도록 하고 있는 것입니다(헌법 제60조 제1). 미국도 우리와 다를 바 없습니다. 참고로, 예컨대 GATT에 가입한 모든 나라는 국제 무역에 있어서 어려가지 규제를 받고 있는데 이것도 주권의 제약이라 할 수 있으나 공동의 이익을 위해 자발적으로 수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15년 전에 WTO 회원국이 되면서 WTO 협정에 따라 여타 회원국과 마찬가지로 무역분쟁이 생기면 우리나라 법정이 아닌 WTO 패널에 제소하여 재결을 받아 왔습니다. 결과는 12 4 8무였습니다. 지금은 세계화의 시대이고 국가 대 국가의 송사는 어느 한쪽 국가의 법원이 아니라 제3의 국제기관의 심판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ISD는 동시에 우리나라의 대미 투자를 보호하기 위한 수단이기도 합니다. 미국의 우리나라에 대한 투자는 신고기준으로 360억 달러(1962~2009)인데 한국의 대미 투자는 418(1968~2009) 달러로 우리의 대미 투자가 더 많습니다. 최근 3년간 투자액은 우리가 미국의 약 3배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ISD는 미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해외 투자를 보호하는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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