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적인 지대추구행위와 천민자본주의, 대한민국을 공멸로 이끄는 길
제2차 선진화 다이얼로그 : 글로벌 경제전쟁, 생존을 넘어 승리로 Ⅱ - 한국경제의 생존전략
지암 선진화 아카데미 20기 장준우 (고려대학교 미디어학부)
작금의 한국 사회는 헬조선, 수저 계급론, 불공정 사회 등 온갖 부정적인 수식어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무엇 때문에 이렇듯 스스로의 조국에 대해 원색적인 비난을 하고 자신의 처지에 대해 씁쓸한 자조를 하게 되었을까요? 저는 그 주요한 요인 중 하나가 기득권 집단의 지대 추구 행위(Rent-Seeking)라고 생각합니다.
지대 추구 행위란 독점적 지위나 배타적인 이익을 얻기 위해 개인적 또는 집단적으로 정부를 대상으로 로비활동을 벌이는 것을 뜻합니다. 즉 상호간에 공정한 상태에서 상품이나 용역의 가격과 품질로써 경쟁해야 하는 시장경제의 규칙을 왜곡하여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하는 것이죠.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에서는 이러한 반시장적인 지대 추구 행위가 이미 만연해 있습니다. 뉴스에 자주 보도되는 대기업의 갑질·독과점 사례는 물론, 막대한 부채를 떠안고 있는 공기업들, 자격시험 제도를 통해 진입장벽을 두어 경쟁제한을 하는 전문직, 스스로가 이미 특권층이 되어버린 강성 노조에 이르기까지 저마다 사익 추구라는 미명 아래 지대 추구에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더욱 심각한 점은 우리 사회의 시스템이 이러한 지대 추구 행위가 용이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형성되어 있다는 점인데요. 그 이유는 예전부터 국가가 시장경제질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였던 국가주도적 관치경제 시스템이 깊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냉엄한 시장에서 경쟁하는 것보다 로비활동을 통해 손쉽게 이익을 거둘 수 있어 기업들은 더욱 탐욕적인 지대 추구에 매진하는 것이죠.
그렇다면 우리 사회 내에서 이러한 지대 추구 행위가 성행하고 당연시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시민혁명을 거치며 물질문화와 정신문화가 함께 성장한 서구 국가들과 달리 한국은 단기간에 압축적인 경제성장을 하며 물질문화에 비해 정신문화의 발전이 상대적으로 지체되는 문화 지체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압축적 경제성장으로 인해 국가 경제의 비약적인 발전은 이루어냈지만 바람직한 국민정신이 형성되지 못한 것입니다. 이로 인해 성장과 분배의 경제의 양 측면이 원활하게 순환하지 못하고 성장에만 집중하여 국민 모두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버는 것에만 몰두하게 된 것이죠.
이렇듯 비단 기업들의 지대 추구 행위뿐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 퍼진 천민민주주의 풍토 또한 너무나 심각한 실정인데요. 돈만 있으면 모든 것을 다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고, 편리한 삶을 위한 수단으로서 존재해야 할 돈이 도리어 삶의 목적이 되어버리는 가치 전도 현상이 만연해 있습니다.
이러한 지대추구행위와 천민자본주의는 장기적으로 한국 경제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로비활동이나 투기 등의 부도덕한 행위를 통해 실제로 GDP에 기여한 부분보다 훨씬 많은 이익을 얻어 시장경제질서의 근간을 흔들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생산성이 저하되는 것은 물론 일반 대중들의 불만이 쌓여 국가에 대한 부정적 감정의 골이 더욱 깊어질 것입니다.
따라서 자유시장경제 질서를 수호하고 올바른 국민정신을 형성하기 위해 하루빨리 지대추구행위를 근절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어떠한 방법으로 이를 실행할 수 있을까요? 이는 잘못된 시스템을 개선하는 일과 성장과 분배 간 선순환할 수 있는 올바른 국민정신을 갖추는 일을 병행해야 할 것입니다.
먼저 잘못된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서 오랜 기간 뿌리내려온 국가 주도적 관치경제를 청산하여야 합니다. 관치경제는 부실기업을 효과적으로 퇴출하는 등 한국의 압축적 경제 발전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불가결한 시스템이었습니다. 그러나 최순실 게이트로 관치경제의 폐해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지금은 관치경제를 청산할 적기로 보입니다.
이를 위해 먼저 금융위원회,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검찰과 같은 국가 기관들이 본연의 업무를 철저히 하돼, 월권하여 기업 활동을 지나치게 압박해서는 안 됩니다. 기업들의 부정행위를 감찰하는 것 역시 중요하지만 국가가 시장경제에 지나치게 간섭하는 것의 폐해 또한 크기 때문입니다. 국가가 시장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줄어든다면 기업의 정부에 로비활동을 할 당위성 또한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입니다.
다음으로 머니톡스(money talks) 사회라는 오명을 떨쳐 내기 위해 국가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는 교육이 절실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교육을 통하여 국가공동체정신(사회적 모럴)과 민족혼을 형성해야합니다. 이를 통해 성장과 분배과 조화를 이루어 순환하는 바람직한 국민정신이 형성되고 물질문화와 정신문화가 같이 성장하여 문화지체현상을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행히 우리에게는 이미 우리의 전통 사상에 이러한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훌륭한 사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풍류도라는 것으로, 이 사상의 핵심은 유·불·도의 정신을 통합하여 접화군생(포용적 정신에 의거한 공동체정신)을 체화하는 데에 있습니다. 물질 문명에만 천착하는 잘못된 세태를 우리 전통의 정신 유산인 풍류도 정신을 통해 극복하려는 것입니다.
더불어 지대추구 행위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 전체적으로 개방적인 토론 문화와 활발한 소통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지대추구 행위의 해결책으로 사람들이 협력하여 같이 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능력을 뜻하는 사회적 자본이라는 개념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열띤 토론과 자유로운 소통을 통해 신뢰, 협력, 소통의 정신을 함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듯 지대추구 행위를 근절하고 천민민주주의 풍토를 청산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적, 교육적, 문화적으로 사회 구성원 모두의 노력이 요구됩니다. 몇십 년 동안 축적되어온 이러한 관습이 하루아침에 바뀌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개선시킬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실행한다면 사회적 갈등이 줄어들고 부정적 이미지가 사라진 보다 선진화된 대한민국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그림1 출처: http://www.issuemaker.kr/news/news_print.html?section=98&category=150&no=924
그림3 출처: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017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