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화 포커스 311> 
 

문화예술과 함께하는 착한 선진화 실천방안
 
 
이영옥(성균관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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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예술이 있는 일상이야말로 선진사회의 척도라 할 수 있다. 여타 여건이 아무리 완벽하다해도 일반사람들의 생활 속에 문화와 예술의 향유 공간이 없다면 그것은 선진사회라 할 수 없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문화와 예술활동이 인간의 정서에 끼치는 영향은 크고 깊다. 인간은 문화와 예술이 주는 감동을 통하여 때로 거칠어지는 심성을 순화시킬 필요가 있다.
 
  1995년에 영국의 맨체스터에 가서 1년간 방문교수로 지내면서 선진사회의 분위기를 느껴본 적이 있다. 바로 그곳 주민들의 일상 속에 문화 예술의 향유권이 깊이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맨체스터는 영국에서 런던 다음으로 큰 도시지만 인구는 2백만 명 정도다. 그런데 이곳에 연극공연을 위한 극장이 7개가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그 중에도 특히 면화교역센터이던 빌딩을 고쳐 만든 로얄 익스첸지 시어터 (The Royal Exchange Theatre)가 있다. 이 빌딩은 19세기 산업혁명 시절에 맨체스터(Manchester)와 랑카스터(Lancaster), 셰필드(Sheffield) 등 산업 도시들간의 교역의 장으로 큰 몫을 하던 원형 건물이었다. 산업화 물결이 스쳐가고 면화산업이 사양길로 들어서자 그 건물은 쓸모가 없어져서 2차 세계대전까지는 세계적인 면화교역 센터로서 쓰이다가 규모를 축소하였고, 1968년까지 면화무역관으로 사용하였다. 그러다가 예술 감독 5인이 의기투합한 로얄 익스첸지 시어터 극단(The Royal Exchange Theatre Company)에 의해 1976년부터 영국 내에서 가장 큰 원형무대로 탈바꿈하였다.
      
 위의 그림에서 보듯이 이 극장은 무대가 360도 열려 있다. 따라서 관객은 각자의 좌석 각도에 따라 불과 9미터 떨어진 무대 위의 공연을 즐길 수 있다. 그리고 관객들은 3개 층으로 나누어져 모두 750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
 
  로얄 익스첸지 시어터가 내게 의미로 다가오는 것은 두 가지 이유다. 첫째는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이 시대경제의 변화로 사용 못하던 건축물을 이 세상에 둘도 없는 예술의 공간으로 변화시켰다는 것이다. 둘째는 원형무대라는 특성을 연극 공연에 적용하여 영국무대예술은 끊임없이 공연실험을 통한 발전을 해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선진사회는 과거를 계승하면서 미래를 개척해나가는 정신이 살아있는 사회일 것이다. 그리고 그 개척정신은 다름 아닌 문화와 예술이 감당하여 일반인들에게 지속적인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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